왜 갑자기 홈페이지를 만들었느냐?
놀랍게도 별일 없었습니다. 하지만 거의 백년은 써온 홈페이지를 다듬고 있자니 저의 심장 아래가 서늘해지고 못다한 자바스크립트를 향한 욕망과… 해놓고도 왜 돌아가는지 모르는 코드들의 연속을 지나 모든걸 때려치우고 다시 심플하게 돌아왔습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가볍고도 잘 돌아가는 사이트를 만든다는건 미친 짓인 것 같아요. 전 영원히 무겁고 멍청한 바보로 살겁니다.
말이 길지요? 이렇게 말을 길게 하려고 만든 사이트이니까요…
SNS 중독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막상 간만에 디지털 디톡스를 켜놓고 살아보니 정말 능률이 눈에 띄게 올랐습니다. 건강은 이미 회복되었고, 저의 정신도 매끄러운 와중에 괜한 시간을 날리고 있었던 것이 아닌지. 없애고보니 저는 더이상 놀고 먹어야 할 정도로 몸이 안좋거나 지쳐있지 않더군요…
하지만 전 트위터에서 제법 많은 걸 누렸습니다. 그러니 언젠가는 또 비슷한 사이트에 가입을 하고, 비슷한 걸 구독하고, 거기서 사람을 사귀고 하지 않을까요?
일단 지금은 말고요.
놀고 싶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날려먹고 싶다. 는 강렬한 욕구가 제법 강인한 (그러니까… 보살핌 필요없고 진흙탕에서 좀 굴러도 되는) 저를 뒹굴거리게 한듯 싶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올거냐와 별개로. 어딘가에 떠들지 않으면 저라는 관종은 가슴에 한이 쌓입니다. 그런 용도의 블로그예요.
가끔 오세요.
‘그 분 잘지내시나’ 에서부터 ‘그 새끼 아직 안 죽었나’ 까지 환영합니다.
전자의 분께 : 전 잘지냅니다. 선생님도 근육돼지가 되세요.
후자의 분께 : 안죽었으니까 너는 유병장수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