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길… 형님이 미라클파한테 당했다! (feat. 야매 미라클 모닝)

Q. 그래서 너 미라클 모닝 하냐?

A. 못합니다. 아마 새벽 5시 반~ 7시반(밤에 뭐 했으면 8시) 사이에 일어나기는 하는데 5시에 일어나는건 그냥 날이 추워서 그런 것 같아요. 일어난 뒤로도 끄어어억 흐아아악 다 죽여버리겠어 (상대 없는 발언) 왜 아침이 찾아오는 거야 (프랑켄슈타인 괴물적 발언) 하고 괴로워하기 때문에 미라클은 모르겠고 모닝이 절 때리는 건 맞습니다.

미라클 모닝 얘기할 것 같죠?

과연 제가 그럴까요?! 그렇게 호락호락할까요?! (근황 적으러 왔어요)

1.

어쩌다 아침에 일어나기 챌린지를 시도하고 있는건지 잘 기억은 안납니다. 아무래도 이게 밥먹는 시간이 고정되니까 5~6시에 배고프다고 벌떡 일어나고 해서… 일어난 김에 버텨보기로 했던 것 같아요. 밥먹자고 너무 일찍 깬게 아깝기도 하고, 왠지 세상 모든 인간이 아침형 인간이 최고라고 하니 저도 그 프로파간다에 휩쓸렸습니다. 무엇보다 신장과 췌장을 아껴주고 싶었어요. 사람이 꼭 다들 같은 시간에만 대사가 돌아가는 건 아니겠지만, 저는 근래 확 나았을 뿐이지 이러저러 몸이 아픈지 너무 오래되었거든요. 괜찮은 순간마다 억지로 최선을 다하고 쓰러져 있는게 익숙했어요. 그래서 일단 몸에게 ‘이제는 괜찮으니까 일정히 알려주는대로 안심하고 움직여라’ 고 신호를 보내줘야 하지 않을까하고…

이 미친 생활에 적응한 멍청한 뇌를 위해 제가 악으로 깡으로 버티기로 한 것입니다.

일단 깬 뒤로는 절대 잠들지 않고, 잠의 양이 어떻건 일정한 시간에 깨는 걸 목표로 삼았습니다. 90일정도 같은 시간에 일어나길 반복하면 리듬이 교정된다고 전에 의사에게 들었었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머릿속에 ‘3개월만 버티자’는 생각이 굳게 자리 잡혔는지, 저는 가족들한테 기간을 늘려잡아 “일단 백일 정도만 고통받으면서 아침에 일어나지 뭐” 라고 했고요. “쑥이랑 마늘만 먹으면 딱 그거 아니냐, 방 어둡게 해줄까. (뭐로 변할지) 기대된다.”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곰에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웅녀…웅남… 웅…웅자. …

써놓고보니까 곰이 뭐가 나쁘지. 곰 좋지 않나? 싶고 좀 곰차별적인 것 같고 그러네요. 저는 곰으로 살면서 한번에 천칼로리써서 사냥하고 칼로리 채운다고 연어 잔뜩 먹고 이럴 자신은 없긴 해요. 그런데 요즘 매일같이 ‘하루에 이백 칼로리 소비하고 이따가 마들렌 까야지’ 이런 생각하고 사는 걸 보면 뭐가 다른가 싶네요. 인간은 왜 천칼로리를 소비하면 큰일나는 걸까요? 역시 곰이 더 나은 것 같음.

하여간 그간 몇달은 대체로 새벽 6시에 드문드문 일어나긴 했었는데 이제 고정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매일 하루를 버텨내고 모니터 위 메모판에 ‘내가 해냄’ 이라고 적어놓고 있어요. 좀 늦게 깬 날은 죄책감 때문인지 글씨가 흔들려 있네요. ‘반만 해냄’… 진짜 멍청한 글씨…

이렇게 살면서 느낀 건, 역시 그냥 깨있는다고 뭐가 되진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2.

그럼 뭘하라는거야…

당연히…

운동입니다. 운동을 해야 밤에 ‘억지로’ 잠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냥 선생님을 수면’시켜’ 버릴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이런 해답은 장애인 전용 헬스시설이 없는 한국에선 몇몇에겐 기만적이죠. (질환으로 운동을 하지도, 운동을 한다고 잠들지도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국가에서 운동센터를 운영하긴 하던데, 이것도 비만인 비장애인 대상이 많아서 제한이 크지 않나? 싶었어요. 병자는 언제나 비용을 추가로 내고 자신만의 주치의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상정하는 것이거나, 애초에 가시화되지 않은 셈이에요.

저조차도 이제서야 운동이 성과를 보게 되었는데요. 그 동안엔 아무리 노력해도 근육이 늘기는 했을지언정 심폐지구력을 늘리는 일 자체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통증으로 가로막혀 있었습니다. 뭐랄까 장시간의 활동, 일정 이상의 칼로리 소비를 허용하지 않는 몸…같았죠.

요런 심각한 얘기는 접어두고, 저는 그럼에도 나름대로 해답을 찾긴 찾았었어요. 물론 말씀드렸듯이 기던 것이 걸음마를 하게 된 수준이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하내용은 족저근막염이나, 부상으로 발목인대가 자주 늘어나는 분이나, 비슷한 이유로 관절에 물이 차는 분들 등등. 그런 그나마 가벼운 문제를 가진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기회가 될까 싶어 이런저런 정적인 운동 이야기를 해봅니다. (딱히 엄청난 해답은 아니고, 제 경험담입니다.)

제 경우엔 역시 이완하는 정적인 동작이 많은 운동이 제일 도움이 됐었어요. 크게 분류하면 요가 / 발레 / 필라테스 등등으로 분류할 수 있겠죠. 요가같은 경우는 커리큘럼이 제게 착 맞는 선생님을 찾지 못한 것 같고, 발레는 무산소와 유산소 사이를 번갈아하는 동작이 많아서 좋았답니다. 무엇보다 선생님이 웜업과 스태틱 스트레칭에 시간을 많이 들이는 학원이 좋습니다. 부상 위험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반복하면 삶의 질이 조금이라도 올라가요! 이 운동들의 좋은 점은 부상의 여지가 적고, 장차 걸음걸이과 평상시의 자세까지 교정해준다는 점에 있어요. (물론 발레는 본격적으로 토슈즈를 신고 점프를 배우기 시작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필라테스의 경우 애초에 재활치료라고들 하지만, 만약 필라테스도 많이 어려울 경우엔 아래에 첨부한 것들부터 천천히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

최근엔 스트레칭 관련해서 이 글의 도움을 받았어요. (몸이 많이 굳었거나 근육이 없다면 웜업은 다소 어려울 수 있으니, 이런 재활 운동들을 참고해주세요. 저는 발가락과 발목 부상때문에 무릎에 다소 부담가게 걷는 버릇이 생겼는데, 최근엔 이 블로그의 마사지볼 활용법이 제법 효과가 있더라고요.)

부상 치료가 끝났음에도 통증이 심할때, 통증 부위 주변의 잔근육을 기르고 부상 부위를 단련한 근육으로 지탱하는 것이 무척무척 중요하다고들 해요.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건 꼼꼼한 근이완일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랬어요. 일단 안 아프고 안 다쳐야 근육을 만들죠. 언제나 마사지볼과 폼롤러를 끼고 살던 입장에서…이 둘은 그냥 사무직에게도 가뭄의 단비같은 친구들임을 강하게 주장해봅니다. 이 둘을 많이많이 활용해주세요. 관련 스트레칭 영상 많습니다.

결론. 근육을 늘리고, 장기적으로 더 난이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이 각 운동들의 목표일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적당히’ 계속하며 통증을 줄여나가는 걸 제 1과제로 삼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고려해주세요. 저 운동과 스트레칭들이 어렵다면 우선은 재활운동부터 시작하셔야하고요. 요즘 각 대형병원에 재활운동클리닉 많이 딸려 있습니다. 정형외과의원에 있기도 해요. PT부터 가면 안됩니다.

주절주절 제가 맨날 머리 굴리는 부분을 늘어놓았네요 ^^… 운동을 하라는건가 말라는건가 싶으시겠지만 일단 너무 잠이 안온다. 그럼 일단 정해둔 시간에 일어나서 (이것부터 많이 힘드시면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에 상담하세요) > 고통의 시간을 버텨 내며 운동하고 > 아무것도 보지 말고 깔꼬롬 씻은 몸으로 이부자리에 드러누우시라는 겁니다.

그게…

제 정신나간 야매 미라클의 본질이거든요…


뭐 이런 심심한 이야기를 했지.

요즘 계속…

나. 먹는다. 나. 일어난다. 나. 잔다. 이 수준으로 살고 있다보니 나오는 글도 먹고 운동하고 일어나고 뭐 이런 것 밖에 없네요… 조만간 그래도 뭐라도 줏어먹고 다닌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건강한 오타쿠가 되어서요.

이 글을 여기까지 읽으신분. 내 몸에도 조금 문제가 있다. 싶으신 분.

부디 건강하세요. 선생님의 삶! 언제나 운동을 하건 하지 않건 멋지지만, 그냥 하시면 가끔 좋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더라도 그냥 건강하세요.

저도 대박 건강해져서 또 내장탕 조지는 글 쓰러 올테니까요. 아자아자 아자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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